고객 차량 대여후 파손때 사고 경중 무시한 면책금..법원, 일정금액 반환 판결
경미한 긁힘에도 수십만원 렌터카社 마다 금액도 달라..부당관행 분쟁 후폭풍 예고”
렌터카를 대여한 후 차량 파손을 이유로 고객에게 일률적으로 대인.대물 면책금 등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사고의 경중 등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액수의 면책금 등을 지급하도록 한 계약서는 고객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 판결에 따라 면책금조항에 대한 잇단 소송 등 렌터카 업계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민사11단독(정금영 판사)은 고객 A씨가 대인.대물 면책금과 격락손해배상금(시세하락손해배상금) 등의 지급이 부당하다며 렌터카 B사를 상대로 제기한 반환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0월 31일 밝혔다.
■”사고 경중 가리지 않는 면책금, 고객에 불리”
지난해 12월 A씨는 렌터카 사고 후 B사에 지급한 대인 면책금 50만원과 대물 면책금 50만원, 격락손해배상금 49만5180원, 휴차보상금 27만1000원 등 총 176만6180원을 돌려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고의 경중 등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액수의 면책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차량계약서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조항에 해당한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총 149만5180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격락손해배상금 역시 “수리한 후에도 사고차량에 일부 수리가 불가능한 부분이 남아 있지만 이로 인해 지급한 격락손해배상금액의 교환가치가 감소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재판부는 휴차보상금 반환청구에 대해서는 “차량 파손부위 및 수리 내역 등에 비춰 피고가 주장하는 수리기간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휴차보상금은 수리 기간만큼 렌터카를 대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배상금이다.
렌터카 업계는 이번 판결로 비상이 걸렸다. 면책금 등 약관조항을 두고 고객과 시비를 가리거나 송사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면책금이 법적 근거가 없고 회사마다 금액도 달라 언젠가는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며 “렌터카 업계 차원에서 정립된 약관조항을 만들어 고객과 다툼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렌터카 업계, 고객 소송 등 후폭풍 우려
렌터카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소 렌터카회사들은 사고 시 30만~50만원의 대인.대물 등 면책금을 고객에게 각각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처리로 렌트카 회사 명의의 보험료가 할증됐기 때문에 고객에게 책임을 물린다는 것이다. 렌터카 회사들은 경미하게 긁힌 작은 사고에도 수십만원에 달하는 면책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색소비자연대의 의뢰로 이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대호의 오규백 변호사는 “대다수 소비자는 면책금조항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잘 모르고, 안다 해도 이런 내용이 계약서에 기재돼 있다는 이유로 ‘울며 겨자 먹기’로 렌터카 회사가 요구하는 면책금을 지불한다”며 “이번 판결로 렌터카업계의 부당한 관행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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